Starnuri's Mini Story

공지 사항

분류없음 2010/07/05 20:48 by 스타누리


이제는 대세가 SNS (Social Network Service) 라 하니.
트위터를 알고나서 일단은 아이디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오래전에 가입은 했었다.
근데 막상 주변에 트위터를 하는 사람도 없고 딱히 나도 할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는.

하지만 곧 아이폰4가 출시가 된다고 하고, 나 이거 살꺼야~
아이폰 사고나면 트위터를 할 기회가 늘어날 것 같아서 눈팅을 하다보니,
이건 트위터하는 친구가 많아야 재밌겠구나 하는 결론을 내렸다.
내 최측근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것도 상당수 IT를 업으로 하는 인들이다. -.-;)
그래서 우선은 단방향 구독용으로도 사용중이다.


그러던 중 @oisoo(이외수) 트위터를 통해서 새책이 발간된 걸 알았다.
이게 바로 트위터의 긍정적인 효과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아불류 시불류" 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발음이 참 불편해 보인다 생각했다.
꼬집어 얘기하자면 발음이 비속어 같았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이 무색하게도 "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는,
멋진 뜻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고
고민없이 바로 구매했다.




이번에도 정태련 화백의 그림이 담겨있었고, 책에서는 여전히 향기가 나고.
특히 꽃, 나무, 열매 그림이 대부분이라 "하악하악"에 비해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든다.
글을 통해 감성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시각과 후각을 만족시킨다는 면에서
상당히 멋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림을 자세히 눈에 담고 싶고, 향기가 좋아서, 그리고 짧은 문구들을 곱씹고 싶어서-
그런 이유로 세 번은 완독을 한 것 같다.




 45
 겨울. 새벽 냉기가 날을 잘 벼린 회칼처럼 싸늘하게 미간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불현듯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힙니다. 역시 예술은 외로움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93
 시력이 현격하게 떨어졌다. 내 눈으로 보기에는 만물이 다 흐리멍텅하다. 추한 것도 따로 없고 예쁜 것도 따로 없는 세상. 이제부터는 마음의 눈으로 만물을 바라보라는 뜻이겠지.

 

 228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소리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서는 절대로 그 소리를 밖으로 표출할 수 없다. 하다못해 실낱같은 소리라도 밖으로 표출하려면 실낱같은 바람 한 가닥이라도 만나야 한다. 이럴 때 만남이란 얼마나 의미 깊고 소중한 것이냐.



잡설 하나.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경계를 허물고 있는 요즘, 책도 이북으로 봐야되는 걸까 생각을 하던 중이다.
이번에 "아불류 시불류"를 읽으면서 이북은 향기까지 낼 수 없으니 역시 책은 종이책이지.
라며 종이책에 한표를 더 줬다.
하지만 내 생각의 꼬리는 곧,
우리같은 IT인들은 언젠가는 휴대폰에서 향을 발산하게 만들거야에 이르게 된다..
-.-
아 몰라, 난 그냥 내 손으로 책장 넘기면서 볼래.

양장이 싫다며 글자가 깨알 같다며 불평 불만해도 읽고 싶은 책은 꼭 끝까지 읽게 된다.
이북을 선택한다면 이런 불평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미우나 고우나 책은 역시 손맛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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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네덕분에 나도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며 산다 ㅋ

    2010/07/08 17:22
  2. Ryou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만큼 격리된 사람이 있을려구,, 세상 못따라가겠다. 가기도 싫고 ㅎ 눈에 들어오는 자극이 너무 많아서 안경조차 벗은 나인데, 요즘 세상은 나에게 '자극 홍수'다. 그렇지만, 이런 책 한 권은 기꺼이 찾아서 읽을 자세가 되어 있다.

    2010/07/12 13:04
  3. nuks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위스, 남해, 부산 웬지 많이 듣던 말이라서 자세히 보니 내가 아는 사람이네 ㅋㅋ 인터넷 세상도 좁네

    2010/07/21 23:23

분류없음 2010/06/24 00:28 by 스타누리


"상실의 시대"는 꽤 흥미롭게 본 것으로 기억을 하지만,

일본 소설을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어서 "1Q84"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부산에 갔더니 동생이 다 읽었다며 추천을 하길래 일단 서울로 가져 오기는 했다.
하지만 쭉 꽂아 두다가 최근에 읽던 책을 다 읽고나서야 겨우 1Q84를 들었다.
1Q84는 제목부터 오묘하고 손가기 쉬운 두께도 아니고 게다가 내가 싫어하는 양장이다.
일단 열면 책장 넘어가는 속도는 빠르지만 한번 잡기가 쉽지 않은 그런 책이었다.




그 속에서 딱히 소름 끼칠만한 동질감이나 긴박한 내용 전개같은 건 찾을 수 없었다.
그게 무라카미의 매력인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정말 무채색같은 소설이었다.
예술성 짙은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나는 도저히 그렇게 못 해, 아오마메는 생각했다. 나 아닌 다른 생명을 맡아서 돌볼 만한 여유는 내게 없어. 나 하나의 생명의 무게를 견디고 나 하나의 고독을 견뎌내는 데도 이토록 허덕이는데.
고독이라는 말은 문득 아유미를 생각나게 했다.

    . . .

아유미에게는 가족도 있고 동료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독했다. 그렇게 비참한 죽음을 맞아야 했을 만큼 고독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바람에 응해줄 수 없었다. 그녀는 나를 향해 뭔가를 원하고 있었다. 틀림없이. 하지만 내게는 지키지 않으면 안 될 나만의 비밀이 있었고 고독이 있었다. 아유미와는 아무래도 함께 나눌 수 없는 비밀이고 고독이었다. 그녀는 왜 하필 나같은 사람에게 마음의 교류를 원했을까. 나 말고도 이 세상에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많은데.


- <1Q84> 중


하지만 기발한 발상의 소재와 독특한 문체를 읽어가는 재미는 충분했다.
그런 무라카미의 상상력에 빠져들다보면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 유발된다.
그래서인지 묵직한 두께감에도 불구하고 꽤 빨리 책을 덮었다.
근데 마무리가 상쾌하지가 않다. 전혀.
아.. 난 이런 모호한 마무리가 싫단 말이지.
그랬더니 한국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았지만 3권이 있다고 한다.
그럼 이거 또 읽어야 되는거야?
:)



1Q84 2권의 거의 마지막 부분을 읽던 날, 요즘 장마철인지 날씨가 수상했다.
갑자기 번쩍하더니 천둥이 치고 곧 비가 내린다.
분노의 경고를 궂은 날씨로 표현하는 '리틀피플'이 생각이 났다.

나에게 무엇을 경고하려는 게냐,라며 창밖을 보는 순간,
1Q84 속 덴고의 아버지가 말했다.


"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해줘도 모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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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1Q84,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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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you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마무리가 상쾌하지 않은 책 좋아하는데 ㅋㅋ 읽고 싶네.

    2010/07/12 13:09
  2. Ryou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 있으니까 사도 ㅋㅋ 농담이고, 요새 날이 더워서 밤잠 설치느라 책이 손에 잘 잡힌다 ㅋㅋ

    2010/07/22 12:45

분류없음 2009/11/10 21:29 by 스타누리


파울로 코엘료의 "승자는 혼자다"에 대한 독자리뷰를 보려고 Yes24에 갔다가, 이벤트를 발견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 1만5천원 이상 구매시 머그컵 증정-




"승자는 혼자다"를 구입하려다가 대신에
예전부터 눈도장 찍었던 "포르토벨로의 마녀"와 "악마와 미스 프랭"를 구입했다.
가끔씩은 왜 이렇게 머그컵에 집착하게 되는지..
아무튼 기분좋은 낚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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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 2009/05/20 23:36 by 스타누리


여행 에세이. 서점에서 선곡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친구를 기다릴 때 읽기에 좋다.
주로 여행 에세이는 그런 의미에서 내 손에 들려있었던 적은 많지만 구입한 건 처음이다.
요즘 베스트셀러 중에 딱히 손가는 책이 없다가 여행 에세이 한권이 올라와 있길래 구입했다.




이 책의 첫느낌이 좋았던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표지 색깔이 굉장히 맘에 든다.
내용도 살펴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바로 구입한 이유 중에 표지색이 맘에 들어서도 있다.
참 특이한 소비 패턴이라고 말 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둘째, 양장본이 아니다.
나는 양장을 아주 싫어하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양장본으로 많이 만들어 내는지 모르겠다.
양장본으로 바꾸면서 가격을 올리는 것 같아서 맘에 안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무거워서 싫고 손에 감기는 맛이 없어 읽기도 불편하고 누워서 볼때도 좋지않다.
소장하기에는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읽기 불편하니 양장본은 싫다!
셋째, 글자 크기가 적당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을 떠나 글자가 너무 크고 듬성듬성한 책은 이상하게 손이 안 간다.
그렇다고 깨알같은 사이즈에 다닥다닥 붙어있다면 전공 서적같아서 정이 안 가고.
그냥 내가 원하는 폰트 사이즈가 있다면 정확하게 이 책이 가진 느낌이랄까.


암튼 읽기 전부터 이런 이유로 맘에 드는 책이었다면 작가 입장에서는 황당할지도 모르겠다.




"김동영 지음" .. 나이 서른. 정확히는 여행 중에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은.

서른즈음의 나이로 동일한 현재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괜스레 맛깔날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 장르에 걸맞게 친구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안에는 사진이 있었고 음악이 있었고 두려움을 안고 떠난 서른살의 서정성이 있었다.
나에겐 유사한 감성을 공유할 친구가 필요했으며, 간혹 한권의 책 속에서 그것을 찾기도 한다.
그러한 탓에 조심스럽게 써내려간 그의 짧은 문장들은 때론 작은 위안이 된다.

모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무모하다고 질책할 자격을 가진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나는 다만 내가 가지지 못 한 그런 용기와 결단력을 가진 사람들이 마냥 부러울 뿐이다.
추상적인 계획과 후회할 지도 모를 결과물을 마주할 용기말이다.


이미 소년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커버린 난
다른 친구들처럼 어른이 되지 못하고
아직까지 어른의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어.
그런데 솔직히 난 지금 내 상태가 마음에 들어.
하지만 서른이라는 문은 굉장한 협곡처럼 보여서
난 그 협곡을 넘을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어.
계속해서 불안하고 현명하지 못할 바에는
이대로 어른이 되지 않고
내가 살아온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안 될까.
그렇게 한살에서 죽는 건 어떨까.

김동영,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中
-- 어른의 문. Tupelo, Mississippi




나는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여행 후에는 그게 무엇이든지 반드시 하나 이상은 얻는 것이 있다.
반.드.시. 하나 이상은 있을 거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게 단지 이방인으로서의 색다른 경험일 수도 있고 내가 나에게 하는 독백일 수도 있고.
혹은 함께 한 타인으로부터 얻은 느낌일 수도 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일지는 정말 떠나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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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주황색밥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얼마전에 이 책의 제목과 표지가 맘에 들어서 구입했답니다. ㅎㅎㅎ
    이 책을 읽고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참느라 혼구뇽이 났지요..ㅎㅎㅎㅎ

    2009/05/20 23:52
    • BlogIcon 스타누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출판사에서는 마케팅에 성공했네요. 일단 두명은 낚였으니. :)
      하지만 책을 덮을 땐 낚였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 책이죠.
      여행 에세이는 방랑벽을 계속 부추긴다는 단점이 있긴 하죠. 에효~ 떠나고파라.

      2009/05/22 18:37
    • BlogIcon 주황색밥솥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책 잘~보관했다가 이번 여름 휴가때 어디라도 훌쩍~ 떠나야할까봐요~ㅎㅎㅎㅎㅎ

      2009/05/23 01:43

분류없음 2009/01/09 23:58 by 스타누리


소설 <바람의 화원>을 마지막으로 근래 손이 가는 책이 없었다.
그러던 중 한 토크쇼에서 장동건이 최근 인상깊게 본 책이라며 이 책의 제목을 언급했다.
몇 달 전 절친님이 극찬했던 책이기도 한,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다.
읽어봐야 겠다고 맘 먹고 있었던 책이니 눈에 들어왔을 때 고민없이 구입했다.





이 책은 두 가지 큰 명제로 시작한다. 원인 그리고 해법.
1
    우선 내가 책 제목에서 느꼈던 것처럼 심리학적 해석이 담긴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은 개인적, 사회적 그리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사랑 받기를 원하는 욕구를 가지고 태어났으며, (여기서 사랑이란 만인으로 부터의 관심을 말한다.) 이에 대한 갈구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통된 인간의 본질이다. 그와 더불어 집단 내부의 속물 근성과 개인적인 자기 기대에서 기인하는 불안에 대해서 다양한 안목으로 설명하고 있다. 능력주의 사회로의 과도기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심리적 압박감과 이미 쟁취한 목표물이 언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까지. 그 속에서 좀 더 면밀하게 불안이라는 실체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 책의 원제가 "Status Anxiety"인 것을 감안해 볼 때 지위 즉 자리 쟁탈전에서 낙오한 자들에게 붙을 패배자라는 이름표는 인간을 늘 불안하게 만든다.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는 개인으로 하여금 본인의 위치를 수긍하며 살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였고, 또한 낮은 지위는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이 속에서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나의 위치를 놓쳐버리거나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항상 불안에 속박되어 살아간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책은 역사적 흐름 속 당대 지식인의 태도와 많은 고전의 문구들을 발췌해 옮기고 있다.


2
    책을 읽다가 불안의 원인에 대한 통쾌한 해석에 푹 빠져있는데 너무 빨리 해법 페이지를 만났고 분량을 보니 2/3나 남아있다. 그걸 모두 해법에 할애를 했다니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읽다보니 그건 해답이 아니라 해법이었다. 답을 보여주고자 함이 아니라 방법을 찾아보고자 함이다. 단지 불안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정신질환적 성향에 대해서 우리는 몸소 체험을 하고 있기도 하며 많은 매스컴은 그것들의 예시를 아주 적나라하게 파헤쳐서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모든 심리를 아우르는 관점에서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라는 타이틀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책이 제시한 해법은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종국에는 불안이 없는 삶이란 없을테니 받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때론 이런 불안감은 인간을 더욱 생산적으로 만들기도 하며 불안을 제어할만한 요소들 또한 우리 주변에는 많지 않느냐는 듯이 말이다.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알랭 드 보통 "불안" 中

    뭔가 해답을 제시해주려는 자기계발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런 책을 탐독하지 않는 이유는 메시지가 너무 교과서적이라서이다. 가끔은 그런 고리타분한 메시지보다 차라리 두루뭉술한 결론에 한표 던지고 싶기도 하다.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던데.
만물이 동면해야 할 것만 같은 계절, 나는 도저히 집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추운 겨울 따뜻하고 조용한 방 안.
책, 커피 그리고 바이오와 함께라면 나는 동굴 속 숙면 중인 백곰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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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요즘이다 ㅡ.ㅡ 반성중...

    2009/01/27 00:23

분류없음 2008/10/30 00:58 by 스타누리


스위스 여행 후 두 달이 지났다.

읽다가 잠시 보류한 책 1권을 제외하면 그 동안 읽은 책이 3권이다.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은 <달콤한 나의 도시>만큼이나 평범한 단어로 이루어진 책 제목이다.
하지만 내용만은 절대 평범할 수 없는 책이다.
공지영 작가의 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
많은 부분 공감하고 많은 부분을 배우고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스위스 여행 후여서 그런지 위녕의 엄마가 위녕에게 하는 말 한마디가 내 눈에 오래 머물렀다. 소설 속 그리 비중있는 문장은 아니었지만 난 왜 유독 눈길이 가는지.
많은 사람에게 스위스란 이런 곳이었던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곳.



  엄마는 언젠가 스위스 산골을 여행하다가 돈을 벌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골에 집을 한 채 사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기차는 물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스위스 산골을 지나가는데 어떤 소녀가 해가 기우는 여름 정원에 하얀 식탁보를 깔고 접시를 나르고 있는 것을 먼 데서 본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는데 그 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그 후에 선택된 책이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인 것은, 순전히 <즐거운 나의 집> 때문이다. 몇 년 전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를 나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다시 공지영 소설을 찾을 만큼의 만족감은 아니었던 듯?

슬픈 영화를 보면 눈물이 나지 않고 가슴 저린 아름다운 장면에 오히려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나 자신을 보면서 감정의 추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래, 아무리 누구에겐가 슬픈 일이 있어도 우리는 그 사람만큼 울 수는 없어. 그 사람 속에 있는 슬픔과 비탄이 꼭 우리 마음속에 있지 않아서 그럴 테지. 그런데 어떤 사람이 행복하거나 진정한 사랑을 하거나 숭고한 일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은 울지 않아도 우리는 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까, 어떤 사람에게 생겨난 특별한 슬픔을 우리는 다 가지고 있지 않지만, 어떤 사람에게 있는 특별한 사랑과 행복, 혹은 숭고함은 우리 모두에게 이미 공평하게 나누어져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단다.

사랑과 행복, 숭고함이 공평하게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라니. 참으로 다행이다.
공지영 작가가 딸에게 전하는 메시지 속에서 나는 여러가지 또 다른 책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이다.





때론 릴레이처럼 책을 읽게 되기도 한다. :)
그래서 세 번 째 선택된 책은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이다.
공지영 작가의 말처럼 나도 그림이 많고 글자가 적은 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런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한 책이기에.

사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빌려준 친구가 그 책 속에 등장하는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를 샀기 때문에 내가 두 권을 동시에 빌릴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긴 하다.




나는 가끔 그림 그리는 것을 취미로 사는 나의 중년 혹은 노년을 상상한다.

취미가 아니라 업이라지만 91세의 삽화가란..
모든 이유를 넘어서서 그런 면에서 타샤 튜더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책 속의 타샤 튜더 할머니의 삶의 방식과 아름다운 정원 역시 동경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팍팍한 서울에 살면서 늘어난 것이라곤 투덜이 직장인의 빈정거림 뿐이었으니
이런 곳에 보내진다고 해도 역시 투정거리를 만들어 낼만한 나는 형편없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세 권의 책 모두 그들의 집필 의도나 출판 목적을 떠나서,
나에게는 모두 "행복"이 주제였다.

여행 후 어떻게 살아야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었던 탓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세 권의 책 모두 내 마음 속 여독을 풀기에 충분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2008년도 이제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항상 행복한 나를 위하여.
자,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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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zzip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을 읽어 보고 싶네요..
    내일 서점 가서 사야 겠어요.

    스위스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가야죠.. ^^

    2008/11/03 16:15
  2. 수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한 타샤 할머니네 난로 앞에 있음 조크따^^

    2008/11/11 01:58
    • BlogIcon 스타누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과일도 없고 꽃도 없고 나뭇잎도 없고 새도 없는 11월'
      '애프터눈 티를 즐기려고 떼어둔 시간보다 즐거운 때는 없다.'

      난로 옆, 카모마일 차 한잔과 무릎 담요 추가요....

      2008/11/11 22:16

분류없음 2008/07/03 22:48 by 스타누리


너무나도 평범한 세 가지 단어가 모여 만들어진 제목이라 자칫하면 듣고 잊어버리기 쉽다.
처음 Best H양이 추천한 책이었는데 살짝 제목을 잊고 있다가,
올리브 TV와 코스모폴리탄에서 주최하는 이벤트에 당첨된 Best K양 덕분에 다시 알게된 책이다.
그 이벤트의 커리어 클래스에서 만나게 된 정이현 작가가 바로 H양이 말한,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분이셨던 것이다.
1시간 정도의 커리어 클래스에서의 정이현 작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그녀의 인생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을 향한 동질감 같은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달콤한 나의 도시>가 드라마로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곧 책을 샀다.

그런데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달콤한 나의 도시>가 이미 TV로 방영을 시작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금요일 퇴근 후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우연찮게 1, 2회를 봐버렸다.
그 다음 주 책을 다 읽었다. 도저히 책이 덮히지 않아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문제는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을 내 마음대로 상상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미 오은수는 최강희였고, 윤태오는 지현우이고 김영수는 이선균이었다는 사실.

현재 드라마는 7회가 끝났다.
소설은
30대 싱글녀의 연애, 친구, 가족, 직장, 결혼 이야기를 감칠맛나게 그려내고 있지만, TV 드라마는 시청률을 신경써야 할테니 로맨스적 요소가 중심이고 그 부분이 많이 각색된 것 같다.
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게 보고 있다.


최강희는 오은수를 너무나도 능청스럽게 잘 연기해주고 있고,
지현우는 국민 연하남이 될 작정인지 대한민국 누나들을 살맛나게 하고 있을테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선균의 비중이 더 많아지고, 더 멋지게 바뀌었다. (난 이선균이 참 좋다. -.-)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역시 진한 동질감을 느끼기에는 소설에 비할 수 없다. 칙릿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마케팅 대상임을 부인할 수도 없겠다. 머릿 속에 뭉게뭉게 떠도는 형용하기 힘든 그 시대의 감성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일테니깐.
다 읽고 난 느낌을 물어보신다면, 가방 속에 아무렇게 구겨져서 쓰레기인지 중요한 메모지인지도 모른 채 뒹굴고 있는 종이 한 장을 꺼내 다리미로 반듯하게 다려서 내 눈앞에 갖다놓은 느낌. 나보다 7년을 먼저 산 작가에게 후배로서 경외감까지 느껴질 정도다.


나이 들수록 점점,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라도 내 깊은 속내를 쉬이 털어놓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달팽이가 자꾸만 동그랗게 몸을 움츠리는 것이 달팽이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혓바닥을 놀려 진심의 조각을 입 밖으로 밀어내는 순간. 진심은 진심이 아닌 것으로 변한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다만 의외의 곳에서 그 책임 없는 말들의 유령과 조우했을 때 받게 되는 고약한 느낌에 대하여 더듬더듬 기억할 수 있을 따름이다.

. . .

아무튼 말들은 잘한다. 각자의 등에 저마다 무거운 소금 가마니 하나씩을 낑낑거리며 짊어지고 걸어가는 주제에 말이다. 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객관적 거리 조정이 불가능한 건 스스로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차마 두렵기 때문인가.

- <달콤한 나의 도시> 중


어려운 숙제 앞에서는 결정적인 판단의 시간을 유예하게 된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듯이.
풀기 힘든 문제는 끝내 답을 찾지 못 하고 시험 시간 내내 맘 조리게 되는 심정이다.
소설과 드라마가 보여주는 간극조차도 결국 내 속의 현실은 아니다.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내 등의 무거운 소금 가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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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민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렵다고 생각했던걸, 내뱉던 순간.
    그 무거웠던 소금가마니가 물에 녹아내려 가벼워지듯, 가벼워질때도 있더라구..

    어쩌면, 복잡 다단한 생각속에 나를 옭가매고 있던건 아닐까~?

    난 꼭꼭 감춰두고 말하기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펼쳐놓고 생각하면 누구나 고민을 하고 있던 일상적인 일들도 있더라구...

    물론, 내뱉고 나서 뒤돌아서선 뒤통수가 따갑기도 한 사람이 있지만,
    그래도 대체로는, 진심일지 아닐지 모르는 모호한 고민들을 무작정 껴안고만 살기엔,
    버겁더라는거~

    2008/07/05 11:07
  2. BlogIcon comod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책은 못봤고 드라마만 보기 시작했어요.
    재미나더라구요. 지현우의 누나 꼬시는 스킬은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듯. 으핫.

    2008/07/06 13:15
  3. 기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보고 싶군요 저 드라마..
    근데 칙릿이 뭐요?

    2008/07/14 12:37

분류없음 2008/06/26 22:47 by 스타누리


'하악하악'이라는 단어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서 지식인에게 여쭈어 본 결과, 인터넷 용어란다.

댕~
게임쟁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말인가 보다.
'쩐다', '지못미'도 불과 며칠 전에 알게 된 나는 20대의 끝자락을 지나 분명 30줄에 서있는 게다.


네이버 오픈사전이 말하기를,

하악하악:

인간혹은 동물의 거친 숨소리를 나타내는 단어.
만화책 '피안도'에서 자주 등장한다.
난처한 상황, 혹은 불리한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다.
또는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가능하다.

보통 그다지 무의미하게 말하게 되나,
게임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흐름이 전개될 때 사용된다.

혹은, 종종 반어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흐름이 전개될 때
상대방의 "하악하악"에 대꾸적으로 대답할 수도 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하여 상대한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지도 네이버에서 - 알흠다운 네이버>


얼마 전 무릎팍도사에 이외수 선생님이 나오셨다.
건도 유세윤의 말처럼 6억살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외모의 소유자인 이외수는,
나도 얼마 전에 알게 된 인터넷 용어들을 책의 목차에서 사용하고 있다.
무릎팍을 보면서 어떨결에 <하악하악>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의 포스가 묻어나는 책인 것 같다.
갖가지 그의 단상이 얽혀 있다.
낭만, 사랑, 삶, 외로움, 예술, 정치, 꽁트같은 동화의 재구성까지.
내용이 한결같지가 않다. 하지만 거부감은 없다.
때론 시적이고, 때론 거칠고, 때론 유머러스하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포스다.


책을 읽다보니 책에서 향기가 난다.
책을 읽다말고 코를 박고 확인을 해본다. 정말 향기가 난다. 기발하다.
어떤 향인지 궁금하신 분은 서점에 가서 코박고 맡아보시기를.

가격은 약간 4차원이다. 12,800원.
800원은 지하철비 하면 안되나요?를 외치고 싶은 가격이다.


198
한 우물을 파다가 끝까지 물이 안 나오면 인생 막장 되는 거 아냐, 라고 말하면서 손도 까딱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삽질 한 번 해보지 않고 그런 소리나 하는 사람들, 대개 남에게 물을 얻어먹고 살거나 한평생 갈증에 허덕거리면서 세상 탓이나 한고 살아간다. 쩝이다.

내가 파야할 우물이 아스팔트 밑에 있다고 한들 꽃삽으로라도 찍는 시늉은 해야하는 것일까.
집에 꽃삽이 어디에 있던가..
이 책식으로 표현하자면, 아놔 캐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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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우물 좀 파려하니, 학점은 날 배신하고, 텝스는 발목잡고, 자아효능감은 마이너스로 치닫고...
    갈증을 해결할 뚝심과, 돌머리 열심히 깨부술 튼튼한 정이 필요한 시점.

    2008/06/27 22:30
    • BlogIcon 스타누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튼튼한 정도 좋지만 아무래도 전기 드릴이 좋을 것 같다.
      역시 꽃삽은 무리였던 것이로군.
      전기 드릴은 고사하고 내 맘엔 꽃삽도 없다.

      2008/06/28 21:31
  2. 수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 읽고 싶었는데.. 나도 무릎팍 도사보고..(씁.. 내 요새 문장의 순서를 거꾸로 쓰는 습성이 생겨따... )

    빌리도~ ㅋㅋ

    2008/06/28 00:45
  3. BlogIcon 민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옷, 당신 멋지군아~
    난 책도 안읽고, 뭐하며 살고 있는겐지~ -_-a

    예전 같으면 책에도 관심갖고 인터넷 서점도 뒤져보고 햇을텐데...
    자연이 육아관련 책에만 관심이 가는건, 나이 때문만은 아닌거겠지?^^;;

    2008/07/05 11:15
  4. 수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how 새로운 cf가 여기서 이야기를 따왔더군 ㅋㅋㅋ

    2008/07/17 22:49

분류없음 2008/03/20 10:32 by 스타누리


몇 달 간 괴롭히던 프로젝트가 끝났다.
이 바닥에 끝이란 게 존재하진 않겠지만 refresh 휴가 5일을 준 건 뭔가 끝이 난 듯 하다는 것이다.
내가 신청한 휴가일은 아직이고, 다들 휴가가 듬성듬성이라 사무실 분위기도 듬성듬성이다.
점심시간, 개발자의 반은 휴가를 갔고 매니저는 conference call 때문에 바쁘시다.
영어로 샬라샬라 하시는데 식사하러 안 가시냐고 여쭤 볼 수도 없고,
나는 혼자 나와서 무작정 코엑스 반디앤루니스로 향했다.
책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 본 게 몇 년 전의 일인지.

베스트 셀러 코너에서 눈에 띄는 빨간 색 표지의 <구해줘>.

어두운 과거의 한 지점에서 비롯된 상처를 떠안은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의사 샘과 브로드웨이의 무대에 서겠다는 열망을 품고 뉴욕에 오지만 절망만 가득 안고 사는 프랑스 여자 줄리에트. 그들의 화해와 용서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통해 운명처럼 덧씌워진 상처와 고통을 치유해가는 감동의 러브스토리.

- 표지 소개글 中


요즘은 왜 이리도 지리멸렬한 삶에 찌든 인간의 이야기가 담긴 책에 손이 가는지..
그리고 여자 주인공 나이 29세다. 말도 안되지만 그래서 샀다. -.-;;



우리 주위에는 혼자 앉아서 커피를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커피 전문점이 참으로 많다. 얼마 전에 알았지만 카푸치노가 먹고 싶진 않지만 카푸치노 잔에 담긴 커피가 먹고 싶을 땐, 파스쿠찌를 가면 된다.
--- 모카치노.

출근할 때도  디카를 가지고 다니든지 해야지.  핸드폰  카메라는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모카치노와 핑거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하고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 배는 어떻게 생겨 먹은 건지 핑거 샌드위치 하나만 먹어도 점심이 되더라는.


40 페이지의 공식:
등장 인물 소개와 그들의 배경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지점.
작가의 스타일이 나와 코드가 맞는지가 파악이 될만한 지점.
이 정도 읽어서 재미가 없으면 쭉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나만의 공식이다.
굳이 재미없는 책까지 꾸역꾸역 읽어가며 내 일상에 얼마 할애되지 않는 독서 시간을 낭비할만큼 나는 독서광이 아니기 때문에 만들어진.



아무튼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40페이지만 읽고 회사로 돌아가야지... ...

하지만 어느새 나는 코엑스 파스쿠찌가 아닌,
책의 배경 중의 하나인 뉴욕의 한 스타벅스 커피점에 앉아 있었다.
내 신분은 월급쟁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다면 나는 거기서 벗어나지 못 했으리.
누군가를 기다리는 게 목적이 아닌, 책을 읽기 위한 목적으로 커피 전문점에 앉아 있는다는 것,
꽤 신선한 일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회사 점심 시간에 말이다.
나는 언젠가 또 다시 나만의 점심 시간을 위해 혼자 탈출을 시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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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hisred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능 돌아와서 나랑 같이 놀자 ^0^

    2008/03/26 10:45

분류없음 2008/03/02 00:20 by 스타누리




책은 구구절절한 주인공의 배경과 그가 처한 현실을 묘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았다.
몇 페이지를 넘기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시작되는 주인공의 자살 시도 이야기.
사랑하는 가족과 젊음이 주는 아름다움과 안정된 직장을 가진 평범하지만 더 이상 소유하고 싶은 것이 없는 24세 베로니카는 앞으로의 자신의 인생에 극적인 반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택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여생을 남들과 똑같이 살아가거나,
능동적인 선택에 의한 스스로의 판단을 존중하는 일만 남았던 것이다.

비록 그녀의 판단이 굉장히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고층 건물 옥상을 동경하는 이들의 충동은 스스로 견뎌내기 힘든 고통과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현실이 쓰지도 달지도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무미건조함이 만들어내는 무기력함 때문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얼마되지 않았다.

많은 서적은 욕심없는 삶이 행복을 가져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무것도 소유하려 하지 않을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타인을 향한 기대와 미래에 대한 욕망과 뜨거운 눈물 혹은 불타는 배신감.
어떠한 것도 가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무기력함으로 변질된 수동적인 내 삶과 마주치게 됐다.
조금 더 적극적인 반응을 하는 심장을 가지고 싶었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 뿐이다...


사실, 일생을 사는 동안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은 오로지 우리 잘못에서 비롯되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그것에 대응했어. 우리는 격리된 현실이라는 쉬운 길을 택했던 거야.
. . .
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에뒤아르. 항상 저질러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실수들을 저질러가며, 공포가 다시 엄습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는 죽지도 기절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기껏해야 날 지치게 하는 게 고작일 그 공포와 맞서 싸워가며.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죽기로 결심"만" 했다가,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한 여인과 주변인의 심리를 읊은 책이다.

읽는 내내 주인공이 자살에 실패한 채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리면 화가 날 것 같은 책이었다.
결국은 해피엔딩이긴 했으나 깔끔한 결론이었다.
동시에 독자를 계몽하려는 어설픈 교훈을 남기는 듯한 냄새를 풍기면서 이야기가 끝나버렸다면,
아마도 나는 기쁜 마음으로 책을 덮지 못 했을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베로니카를 통해서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자신의 삶에 더 강한 애착을 가지기 마련이야. 비록 그가 며칠 전에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말이지. 그냥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말이야."라고 말이다.
"어떻게 살든 니 맘대로 살아. 어치피 니가 선택한 삶일테니."
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수준낮은 독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까의 답을 찾고 있을 때,
아무 것도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이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다.
- 2008년 02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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