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nuri's Mini Story

공지 사항

분류없음 2008/03/20 10:32 by 스타누리


몇 달 간 괴롭히던 프로젝트가 끝났다.
이 바닥에 끝이란 게 존재하진 않겠지만 refresh 휴가 5일을 준 건 뭔가 끝이 난 듯 하다는 것이다.
내가 신청한 휴가일은 아직이고, 다들 휴가가 듬성듬성이라 사무실 분위기도 듬성듬성이다.
점심시간, 개발자의 반은 휴가를 갔고 매니저는 conference call 때문에 바쁘시다.
영어로 샬라샬라 하시는데 식사하러 안 가시냐고 여쭤 볼 수도 없고,
나는 혼자 나와서 무작정 코엑스 반디앤루니스로 향했다.
책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 본 게 몇 년 전의 일인지.

베스트 셀러 코너에서 눈에 띄는 빨간 색 표지의 <구해줘>.

어두운 과거의 한 지점에서 비롯된 상처를 떠안은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의사 샘과 브로드웨이의 무대에 서겠다는 열망을 품고 뉴욕에 오지만 절망만 가득 안고 사는 프랑스 여자 줄리에트. 그들의 화해와 용서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통해 운명처럼 덧씌워진 상처와 고통을 치유해가는 감동의 러브스토리.

- 표지 소개글 中


요즘은 왜 이리도 지리멸렬한 삶에 찌든 인간의 이야기가 담긴 책에 손이 가는지..
그리고 여자 주인공 나이 29세다. 말도 안되지만 그래서 샀다. -.-;;



우리 주위에는 혼자 앉아서 커피를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커피 전문점이 참으로 많다. 얼마 전에 알았지만 카푸치노가 먹고 싶진 않지만 카푸치노 잔에 담긴 커피가 먹고 싶을 땐, 파스쿠찌를 가면 된다.
--- 모카치노.

출근할 때도  디카를 가지고 다니든지 해야지.  핸드폰  카메라는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모카치노와 핑거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하고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 배는 어떻게 생겨 먹은 건지 핑거 샌드위치 하나만 먹어도 점심이 되더라는.


40 페이지의 공식:
등장 인물 소개와 그들의 배경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지점.
작가의 스타일이 나와 코드가 맞는지가 파악이 될만한 지점.
이 정도 읽어서 재미가 없으면 쭉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나만의 공식이다.
굳이 재미없는 책까지 꾸역꾸역 읽어가며 내 일상에 얼마 할애되지 않는 독서 시간을 낭비할만큼 나는 독서광이 아니기 때문에 만들어진.



아무튼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40페이지만 읽고 회사로 돌아가야지... ...

하지만 어느새 나는 코엑스 파스쿠찌가 아닌,
책의 배경 중의 하나인 뉴욕의 한 스타벅스 커피점에 앉아 있었다.
내 신분은 월급쟁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다면 나는 거기서 벗어나지 못 했으리.
누군가를 기다리는 게 목적이 아닌, 책을 읽기 위한 목적으로 커피 전문점에 앉아 있는다는 것,
꽤 신선한 일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회사 점심 시간에 말이다.
나는 언젠가 또 다시 나만의 점심 시간을 위해 혼자 탈출을 시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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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hisred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능 돌아와서 나랑 같이 놀자 ^0^

    2008/03/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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