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nuri's Mini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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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 2008/03/02 00:20 by 스타누리




책은 구구절절한 주인공의 배경과 그가 처한 현실을 묘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았다.
몇 페이지를 넘기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시작되는 주인공의 자살 시도 이야기.
사랑하는 가족과 젊음이 주는 아름다움과 안정된 직장을 가진 평범하지만 더 이상 소유하고 싶은 것이 없는 24세 베로니카는 앞으로의 자신의 인생에 극적인 반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택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여생을 남들과 똑같이 살아가거나,
능동적인 선택에 의한 스스로의 판단을 존중하는 일만 남았던 것이다.

비록 그녀의 판단이 굉장히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고층 건물 옥상을 동경하는 이들의 충동은 스스로 견뎌내기 힘든 고통과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현실이 쓰지도 달지도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무미건조함이 만들어내는 무기력함 때문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얼마되지 않았다.

많은 서적은 욕심없는 삶이 행복을 가져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무것도 소유하려 하지 않을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타인을 향한 기대와 미래에 대한 욕망과 뜨거운 눈물 혹은 불타는 배신감.
어떠한 것도 가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무기력함으로 변질된 수동적인 내 삶과 마주치게 됐다.
조금 더 적극적인 반응을 하는 심장을 가지고 싶었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 뿐이다...


사실, 일생을 사는 동안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은 오로지 우리 잘못에서 비롯되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그것에 대응했어. 우리는 격리된 현실이라는 쉬운 길을 택했던 거야.
. . .
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에뒤아르. 항상 저질러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실수들을 저질러가며, 공포가 다시 엄습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는 죽지도 기절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기껏해야 날 지치게 하는 게 고작일 그 공포와 맞서 싸워가며.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죽기로 결심"만" 했다가,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한 여인과 주변인의 심리를 읊은 책이다.

읽는 내내 주인공이 자살에 실패한 채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리면 화가 날 것 같은 책이었다.
결국은 해피엔딩이긴 했으나 깔끔한 결론이었다.
동시에 독자를 계몽하려는 어설픈 교훈을 남기는 듯한 냄새를 풍기면서 이야기가 끝나버렸다면,
아마도 나는 기쁜 마음으로 책을 덮지 못 했을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베로니카를 통해서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자신의 삶에 더 강한 애착을 가지기 마련이야. 비록 그가 며칠 전에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말이지. 그냥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말이야."라고 말이다.
"어떻게 살든 니 맘대로 살아. 어치피 니가 선택한 삶일테니."
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수준낮은 독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까의 답을 찾고 있을 때,
아무 것도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이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다.
- 2008년 02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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