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뮤지컬 <그리스>를 관람하고 왔다.
내가 처음 <그리스>를 알게 된 건 몇년 전의 일이다.
고소영, 정우성의 지오다노 광고 - 기억나면 일단 꽤 나이가 드셨을 듯.
그때 한 연예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그 광고를 리포트 하면서,
패러디한 장면 삽입과 함께 영화 <그리스>를 소개했다.
아주 앳된 모습의 존트라볼타 사진이 담긴 영화 <그리스> 포스터도 살짝 보여줬던 것 같다.
이렇게 말이다.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 정보에서)
그 기억을 가지고 객석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대니와 샌디가 처음 만나는 씬. 그리고 Summer Night.
어렴풋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지오다노 광고가 생각나면서 존트라볼타와 정우성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내가 본 <그리스>에는 대니 역에 뮤지컬 배우 김동호가 서있었다.
이기적인 외모를 가진 그는 신인인 것 같았지만 굉장히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대니 역 배우에 95년 남경주, 98년 유준상을 거쳐 2003년에는 이선균이 맡기도 했다.
나는 이제서야 알게 됐지만 그 외에도 많은 유명 스타들이 <그리스>를 거쳐 갔다고 한다.
그리고 대니뿐만 아니라 케니키 역을 맡은 박시범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환상이었다.
다른 사람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열기와 그들의 열정이 공연이 끝난 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강한 여운 덕분에 다음 날은 그리스 홈페이지와 팬 카페를 하루종일 구경을 하고,
존트라볼타 주연의 영화 <그리스>를 보고 싶어서 DVD를 사려고 인터파크를 검색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품절된 모양이다.
집 주변에 DVD 대여점도 없고 있다고 해도 <그리스>를 구비하고 있을 지 의문이라..
어둠의 경로를 살짝 살펴 보았지만 그런 재주가 별로 없어서 찾기는 힘들 것 같아 보인다.
내용과 재미, 웃음, 감동, 눈물을 빼더라도 하나면 충분했다.
아직 충분히 젊은 나이겠지만 나에게는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는 열정, 젊음, 패기.
공연을 하는 배우들의 눈과 땀과 몸짓에는 그런 것들이 있었다.
그들이 부럽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난 이기적인 사람일 것이다.
대리만족으로라도 그런 열정을 즐길 여유가 없는 당신,
미안하지 않으신지.. 당신의 청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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