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평범한 세 가지 단어가 모여 만들어진 제목이라 자칫하면 듣고 잊어버리기 쉽다.
처음 Best H양이 추천한 책이었는데 살짝 제목을 잊고 있다가,
올리브 TV와 코스모폴리탄에서 주최하는 이벤트에 당첨된 Best K양 덕분에 다시 알게된 책이다.
그 이벤트의 커리어 클래스에서 만나게 된 정이현 작가가 바로 H양이 말한,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분이셨던 것이다.
1시간 정도의 커리어 클래스에서의 정이현 작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그녀의 인생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을 향한 동질감 같은 것.
그리고 <달콤한 나의 도시>가 드라마로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곧 책을 샀다.
그런데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달콤한 나의 도시>가 이미 TV로 방영을 시작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금요일 퇴근 후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우연찮게 1, 2회를 봐버렸다.
그 다음 주 책을 다 읽었다. 도저히 책이 덮히지 않아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문제는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을 내 마음대로 상상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미 오은수는 최강희였고, 윤태오는 지현우이고 김영수는 이선균이었다는 사실.
현재 드라마는 7회가 끝났다.
소설은 30대 싱글녀의 연애, 친구, 가족, 직장, 결혼 이야기를 감칠맛나게 그려내고 있지만, TV 드라마는 시청률을 신경써야 할테니 로맨스적 요소가 중심이고 그 부분이 많이 각색된 것 같다.
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게 보고 있다.
최강희는 오은수를 너무나도 능청스럽게 잘 연기해주고 있고,지현우는 국민 연하남이 될 작정인지 대한민국 누나들을 살맛나게 하고 있을테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선균의 비중이 더 많아지고, 더 멋지게 바뀌었다. (난 이선균이 참 좋다. -.-)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역시 진한 동질감을 느끼기에는 소설에 비할 수 없다. 칙릿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마케팅 대상임을 부인할 수도 없겠다. 머릿 속에 뭉게뭉게 떠도는 형용하기 힘든 그 시대의 감성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일테니깐.
다 읽고 난 느낌을 물어보신다면, 가방 속에 아무렇게 구겨져서 쓰레기인지 중요한 메모지인지도 모른 채 뒹굴고 있는 종이 한 장을 꺼내 다리미로 반듯하게 다려서 내 눈앞에 갖다놓은 느낌. 나보다 7년을 먼저 산 작가에게 후배로서 경외감까지 느껴질 정도다.
나이 들수록 점점,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라도 내 깊은 속내를 쉬이 털어놓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달팽이가 자꾸만 동그랗게 몸을 움츠리는 것이 달팽이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혓바닥을 놀려 진심의 조각을 입 밖으로 밀어내는 순간. 진심은 진심이 아닌 것으로 변한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다만 의외의 곳에서 그 책임 없는 말들의 유령과 조우했을 때 받게 되는 고약한 느낌에 대하여 더듬더듬 기억할 수 있을 따름이다.
. . .
아무튼 말들은 잘한다. 각자의 등에 저마다 무거운 소금 가마니 하나씩을 낑낑거리며 짊어지고 걸어가는 주제에 말이다. 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객관적 거리 조정이 불가능한 건 스스로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차마 두렵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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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말들은 잘한다. 각자의 등에 저마다 무거운 소금 가마니 하나씩을 낑낑거리며 짊어지고 걸어가는 주제에 말이다. 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객관적 거리 조정이 불가능한 건 스스로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차마 두렵기 때문인가.
- <달콤한 나의 도시> 중
어려운 숙제 앞에서는 결정적인 판단의 시간을 유예하게 된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듯이.
풀기 힘든 문제는 끝내 답을 찾지 못 하고 시험 시간 내내 맘 조리게 되는 심정이다.
소설과 드라마가 보여주는 간극조차도 결국 내 속의 현실은 아니다.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내 등의 무거운 소금 가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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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고 생각했던걸, 내뱉던 순간.
2008/07/05 11:07그 무거웠던 소금가마니가 물에 녹아내려 가벼워지듯, 가벼워질때도 있더라구..
어쩌면, 복잡 다단한 생각속에 나를 옭가매고 있던건 아닐까~?
난 꼭꼭 감춰두고 말하기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펼쳐놓고 생각하면 누구나 고민을 하고 있던 일상적인 일들도 있더라구...
물론, 내뱉고 나서 뒤돌아서선 뒤통수가 따갑기도 한 사람이 있지만,
그래도 대체로는, 진심일지 아닐지 모르는 모호한 고민들을 무작정 껴안고만 살기엔,
버겁더라는거~
소금가마니의 제대로 된 해석이로군.
2008/07/06 00:07요즘 시니컬 게이지 70%를 왔다갔다 하는 중. ㅡㅜ
저는 책은 못봤고 드라마만 보기 시작했어요.
2008/07/06 13:15재미나더라구요. 지현우의 누나 꼬시는 스킬은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듯. 으핫.
나도 보고 싶군요 저 드라마..
2008/07/14 12:37근데 칙릿이 뭐요?
칙릿 = chick + literature.
2008/07/14 21:30여성을 겨냥한 소설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