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 서점에서 선곡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친구를 기다릴 때 읽기에 좋다.
주로 여행 에세이는 그런 의미에서 내 손에 들려있었던 적은 많지만 구입한 건 처음이다.
요즘 베스트셀러 중에 딱히 손가는 책이 없다가 여행 에세이 한권이 올라와 있길래 구입했다.
이 책의 첫느낌이 좋았던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표지 색깔이 굉장히 맘에 든다.
내용도 살펴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바로 구입한 이유 중에 표지색이 맘에 들어서도 있다.
참 특이한 소비 패턴이라고 말 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둘째, 양장본이 아니다.
나는 양장을 아주 싫어하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양장본으로 많이 만들어 내는지 모르겠다.
양장본으로 바꾸면서 가격을 올리는 것 같아서 맘에 안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무거워서 싫고 손에 감기는 맛이 없어 읽기도 불편하고 누워서 볼때도 좋지않다.
소장하기에는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읽기 불편하니 양장본은 싫다!
셋째, 글자 크기가 적당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을 떠나 글자가 너무 크고 듬성듬성한 책은 이상하게 손이 안 간다.
그렇다고 깨알같은 사이즈에 다닥다닥 붙어있다면 전공 서적같아서 정이 안 가고.
그냥 내가 원하는 폰트 사이즈가 있다면 정확하게 이 책이 가진 느낌이랄까.
암튼 읽기 전부터 이런 이유로 맘에 드는 책이었다면 작가 입장에서는 황당할지도 모르겠다.
"김동영 지음" .. 나이 서른. 정확히는 여행 중에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은.
서른즈음의 나이로 동일한 현재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괜스레 맛깔날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 장르에 걸맞게 친구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안에는 사진이 있었고 음악이 있었고 두려움을 안고 떠난 서른살의 서정성이 있었다.
나에겐 유사한 감성을 공유할 친구가 필요했으며, 간혹 한권의 책 속에서 그것을 찾기도 한다.
그러한 탓에 조심스럽게 써내려간 그의 짧은 문장들은 때론 작은 위안이 된다.
모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무모하다고 질책할 자격을 가진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나는 다만 내가 가지지 못 한 그런 용기와 결단력을 가진 사람들이 마냥 부러울 뿐이다.
추상적인 계획과 후회할 지도 모를 결과물을 마주할 용기말이다.
이미 소년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커버린 난
다른 친구들처럼 어른이 되지 못하고
아직까지 어른의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어.
그런데 솔직히 난 지금 내 상태가 마음에 들어.
하지만 서른이라는 문은 굉장한 협곡처럼 보여서
난 그 협곡을 넘을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어.
계속해서 불안하고 현명하지 못할 바에는
이대로 어른이 되지 않고
내가 살아온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안 될까.
그렇게 한살에서 죽는 건 어떨까.
다른 친구들처럼 어른이 되지 못하고
아직까지 어른의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어.
그런데 솔직히 난 지금 내 상태가 마음에 들어.
하지만 서른이라는 문은 굉장한 협곡처럼 보여서
난 그 협곡을 넘을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어.
계속해서 불안하고 현명하지 못할 바에는
이대로 어른이 되지 않고
내가 살아온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안 될까.
그렇게 한살에서 죽는 건 어떨까.
김동영,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中
-- 어른의 문. Tupelo, Mississippi
-- 어른의 문. Tupelo, Mississippi
나는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여행 후에는 그게 무엇이든지 반드시 하나 이상은 얻는 것이 있다.
반.드.시. 하나 이상은 있을 거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게 단지 이방인으로서의 색다른 경험일 수도 있고 내가 나에게 하는 독백일 수도 있고.
혹은 함께 한 타인으로부터 얻은 느낌일 수도 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일지는 정말 떠나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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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얼마전에 이 책의 제목과 표지가 맘에 들어서 구입했답니다. ㅎㅎㅎ
2009/05/20 23:52이 책을 읽고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참느라 혼구뇽이 났지요..ㅎㅎㅎㅎ
출판사에서는 마케팅에 성공했네요. 일단 두명은 낚였으니. :)
2009/05/22 18:37하지만 책을 덮을 땐 낚였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 책이죠.
여행 에세이는 방랑벽을 계속 부추긴다는 단점이 있긴 하죠. 에효~ 떠나고파라.
요책 잘~보관했다가 이번 여름 휴가때 어디라도 훌쩍~ 떠나야할까봐요~ㅎㅎㅎㅎㅎ
2009/05/23 01:43